거절하기 힘든 사람이라면?
‘건강한 거절’을 위해 필요한 ‘마음의 힘!’

유난히도 거절하기 힘들어 곤혹스러운 사람들, 또 자신의 입장을 말하기 힘든 사람들이 있다. 특히, 타인의 부탁을 들어주는 바람에 정작 본인이 해야 할 업무를 처리하지 못하고 애를 먹거나 시간을 쫓기는 경우가 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이번 호에서는 건강하게 거절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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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거절하기 어려워할까?

거절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명제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업무를 맡아달라는 부탁을 거절 못하고, 어떤 사람은 피곤해서 쉬고 싶은데 퇴근 후 술 한잔하자는 친구의 제안을 거절 못 한다. 이렇듯 사람마다 부탁하기 어려운 거절은 제각각 다르다. 그럼에도 ‘대체로 거절하는 것이 불편한 사람들’이 있다.

 

첫째, 공감 능력이 뛰어나고 상황에 대한 책임감이 강한 사람들 

“내가 안 도와주면 다른 사람이 힘들다”, “이 상황에서 내가 이 일을 맡으면 모두가 편해진다”는 생각이 들면 거절을 못 하는가? 아마 당신은 공감 능력이 뛰어나고, 어려운 상황을 넋 놓고 지켜보기엔 책임감이 강한 사람일 것이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 속담처럼, 다른 이의 고통과 스트레스를 내가 덜어주기 위해서는 내가 나 자신을 보살필 수 있어야 한다. 이 기본 명제를 지키지 않는다면, 사회생활에서 다른 사람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이 아무 의미가 없다.

 

둘째, 거절함으로써 생기는 갈등을 원치 않는 사람들

상대방으로부터 부탁이나 제안을 들으면 “내가 거절하면 상대방이 기분 나빠하면 어떡하지”, “이번 제안 거절하면 다음번에는 나에게 같이 프로젝트 하자고 안 할 텐데, 다음을 위해서라도 이번에 무리를 해서라도 해야 하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모든 대인관계는 ‘심리적 경계선’과 관련된다. 건강한 심리적 경계선을 가진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것과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구분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이 자신의 진심을 알아줄 의무가 없으므로 자신이 원하는 것은 스스로 표현하고 얻어야 한다는 것을 안다. 또, 건강한 사람들은 남들의 기대를 내가 채워줄 수 없게 되어도 무조건 미안해하는 죄책감을 나의 심리적 몫으로 끌어들이지 않는다. 거절이 필요한 순간에는 심리적 경계선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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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의 역발상, 어떻게 하면 승낙할 수 있을까?

거절을 마음 편하게 하는 것이 가능할까? 기본적으로 거절과 관련해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은 선량하고 이타적인 마음일 것이다. 그런데 거절 이후에 벌어질 일을 어떻게든 내가 감당하고 싶기에 거절이 어렵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나의 자원(시간, 돈, 에너지)을 활용하는 것인가, 혹은 참고 희생하는 것인가?”  ‘나만 좀 더 고생하면 다른 사람들이 편해질 것’이라는 생각은 버리자. 다른 사람들의 편함과 고마움은 이미 당신의 소관이 아니다. 만일 단순하게 승낙하고 거절할 문제가 아니라 다수의 관계가 얽혀 있는 복합적인 문제라면 결정의 통제권을 가져와야 한다.

“어떤 조건, 어떤 상황이라면 내가 이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내가 이 약속을 지킬 수 없는 조건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답을 하다 보면 거절하면서 생기는 미안함, 죄책감이 ‘나는 무엇을 선택할 수 있는가?’의 주도성으로 변할 것이다.

Profile

최은영 임상심리전문가/ 정신보건임상심리사
기업과 사람의 정신건강을 위해 마음으로 다가가는 기업정신건강 힐링멘토. 연세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임상심리학을 공부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임상심리레지던트 과정을 마치고 그 직후에는 심리진단, 평가 영역에서 경력을 쌓았다.
기업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업무뿐 아니라 다양한 심리적 문제들로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주로 기업 내 심리상담 및 심리치료 현장에서 발로 뛰어왔다. 다수 대기업, 공공기관, 외국계 기업에서 상담, 위기 개입, 교육을 진행했고, 근로자를 위한 정신건강 관련 글을썼다.
현재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전임상담사로, ‘CIM Care Program’에 참 여해 삼정KPMG 구성원들의 스트레스 관리 및 마음 치유를 위한 상담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