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
우리가 살아가며 알게 모르게 쌓이는 스트레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트레스 상황에 처하면 ‘도피 혹은 투쟁’의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각자가 지닌 스트레스 대처 방식은 무엇일까? 과연 건강한 스트레스 해소 대처 방법일까? 이번 호에서는 건강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외래어 1위가 ‘스트레스’라고 한다. 그만큼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빈번하게 접하는 것임과 동시에, 겪어도 겪어도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아서 스트레스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는 것일 테다. 스트레스에 대한 우리 몸의 반응은 맹수와 뒤섞여 거친 환경에서 함께 살아온 원시시대부터 지속되어 왔다. 위협적 상황에 매우 즉각적이고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이 메커니즘을 ‘투쟁fight-도피flight’ 반응이라고 일컫는다.

눈앞에 엄청난 몸집의 동물이 나를 잡아먹기 위해 서 있다. 머리털이 곤두서는 기분에, 심장이 엄청난 속도로 뛰고, 식은땀이 날 것이다. 이처럼 전쟁에 몰입하는 몸의반응을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었다고 한다.

이 상황에서 사람은 맞서 싸우거나(투쟁) 혹은 줄행랑을 치게 된다(도피). 원시시대의 스트레스는 비교적 단순하고 생명과 직결된 것이었다면, 현대인들이 겪는 스트레스는 점점 정교화되고 일상 속에 산재해 있는 까닭에 스트레스 반응이 조금 복잡하다. 본능적인 투쟁-도피 반응 외에도 경직, 회피의 반응으로 사람들은 스트레스에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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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거나 혹은 도망가거나: 투쟁-도피 반응

눈앞에 당면한 명확한 스트레스에 대해서는 자동적으로 투쟁-도피 반응을 한다. 예를 들어, 길을 걸어가는데 빠르게 달려오는 차가 내 앞에서 멈추지 않는다고 가정해 보자. 재빨리 차를 피한 후, ‘항의해볼 만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면 운전자에게 항의를 할 수 있다. 스트레스에 내가 맞서 싸울만하다고 느껴질 때, 그리고 반드시 그 스트레스에 대응해야만 하는 상황일 때 사람들은 투쟁-도피 반응을 하게 된다. 심리 생리학적인 관점에서 투쟁-도피 반응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스트레스 요인이 사라지면 몸을 이완하고 휴식 모드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트레스로 인한 과잉 각성 상태가 불필요하게 지속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대처 모드가 이완되지 않은 채 만성적으로 일상화가 되면 일상 중 차 경적 소리, 동료와의 마주침 등 지극히 흔한 일에도 마치 사자라도 마주친 것처럼 전투 모드를 취하게 된다. 자신의 업무 스위치 ON 모드가 주말이나 휴식 시간에도 좀처럼 꺼지지 않는 느낌이라면 의도적으로 OFF 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특히, 투쟁-도피 반응 모드가 익숙해져 과각성 상태, 아드레날린이 분출되는 상황을 즐기는 사람들은 점수, 기록 내기 등의 경쟁적 운동보다는 요가, 가벼운 산책 등의 이완을 돕는 운동이 더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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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지거나 혹은 모른 척하거나: 경직 반응, 회피 반응

충격적인 소식을 듣거나 강한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면 기절하거나 쓰러지는 사람들이 있다. 너무 두렵고 심리적으로 압도된 나머지 신체가 반응하는 것이다. 대부분은 스트레스 상황에 긴장 상태인 교감 신경이 활성화되지만, 종종 과도하게 이완되는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되는 경우가 있다. 부교감 신경 중 미주 신경 흥분이 높아지면서 저혈압, 실신과 같은 신체 반응이 나타난다. 이는 스트레스에 대한 ‘경직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경직 반응이 반사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면, 의도적으로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것을 피하거나 외면하는 반응을 ‘회피 반응’이라고 한다. 투쟁-도피 반응을 하기에는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기에, 현대인들은 회피 반응을 하는 경우가 많다. 굉장히 화가 나지만 일단 그냥 넘어가는 것을 비롯해 알코올, 담배, 과도한 식탐, 쇼핑 중독 등 일시적으로 쾌감을 느끼는 다른 활동으로 즉각적 만족을 느끼는 것 또한 스트레스 회피 반응이다. 순간적으로 스트레스를 피하더라도 영원히 벗어나기는 어렵다. 자신의 스트레스 대처 방식이 건강한 해소가 아니라 단순 감각충족적 행동을 통한 회피 반응에 가깝다면, 감각충족 이외에도 신체적 활동, 정서적 교류 활동을 보충할 필요가 있다.

자신만의 스트레스 대응책은 대체로 자신에게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진화해왔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스트레스에 대한 내 반응이 얼마나 건강하고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너무 많이 하지 않았으면 한다. 다만 무엇이든 균형이 중요하다. 평소 과잉각성 되는 경향이 많았던 사람들은 신체심리적 이완과 관련된 활동을 해보고, 피하거나 다른 행위에 몰두함으로써 스트레스에 대처했던 사람들이라면 의도적으로 활력을 주는 시도를 해보면 어떨까?

Profile

최은영 임상심리전문가/ 정신보건임상심리사
기업과 사람의 정신건강을 위해 마음으로 다가가는 기업정신건강 힐링멘토. 연세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임상심리학을 공부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임상심리레지던트 과정을 마치고 그 직후에는 심리진단, 평가 영역에서 경력을 쌓았다.
기업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업무뿐 아니라 다양한 심리적 문제들로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주로 기업 내 심리상담 및 심리치료 현장에서 발로 뛰어왔다. 다수 대기업, 공공기관, 외국계 기업에서 상담, 위기 개입, 교육을 진행했고, 근로자를 위한 정신건강 관련 글을썼다.
현재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전임상담사로, ‘CIM Care Program’에 참 여해 삼정KPMG 구성원들의 스트레스 관리 및 마음 치유를 위한 상담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