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벼랑 끝까지 미루는 사람?
더 이상 미루지 않을 나를 위해!

혹시, 해야 할 일을 미루고 쌓아 두는 스타일인가? 미루고 미루다 보면 결국 쌓인 일이 더욱 큰 스트레스로 다가올 때가 있다. 이번 호에서는 벼랑 끝까지 일을 미루는 사람들이 더 이상 일을 미루지 않을 방법은 무엇인지 살펴보려 한다.

미루기(꾸물거림, Procrastination)에 대한 심리학 연구가 꽤 누적됐을 정도로 미루는 것에는 다양한 심리학적 요소가 혼재되어 있다. 일이나 공부가 하기 싫어 미루는 것은 만국 공통인 것 같다. 단순히 하기 싫어서 미루는 습관이 아니라,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미루기’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왜 일을 미루는 것일까? 일을 덜 미루고 싶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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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을 미루는 이유

미루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행동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왜 이 일을 미루고 싶은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완벽주의 성향이 미루기와 관련이 있다. 이 경우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게으른 완벽주의자’라고도 한다. 일을 하기 위해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를 찾거나,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아예 하지 않으려는 것은 완벽주의 성향 때문일 수 있다. 완벽주의 성향이 높을수록 ‘반드시 도달해야 하는 완벽한 상태가 있다’는 믿음이 확고하다. 그러다 보니 통제하기 어렵게 느껴지는 일은 피하거나 미루게 된다. 게을러서 아니라 반드시 실수 없이 잘 해내고 싶고, 그러다 보니 부담감에 압도되어 ‘아직 시작하기에 내가 충분히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해 아예 일을 시작하지 않거나 불필요한 세부사항에 몰두하는 것이다.

이런 경향의 사람들은 ▲본격적 업무에 앞서 나만의 세팅(필기구 정리, 모니터 화면 분할, 줄 간격 등)을 갖추는 데 시간을 할애하기 ▲잘하는 일만 하려고 함 계획한 것을 하루라도 지키지 못하면 아예 포기함 ▲열 번 중 아홉 번은 내가 한 일이 만족스럽지 않음 ▲현재 자신의 상태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는 완벽주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특성이 있다.

둘째, 일을 완료하기 전 ‘막판’의 스릴, 긴장감을 자발적으로 활용하는 ‘능동적인 미루기’를 선호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이유로 일을 미루는 사람들은 마감 직전의 긴박한 상황에서 가장 잘 성취할 수 있다는 자기 확신이 있는 경우가 많다. 능동적 미루기를 하는 사람들은 미루기 행위 자체에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편이나, ‘좀 늦어도 설마 내가 망하기야 하겠어?’ 라고 생각하는 등 비현실적으로 낙관적인 면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케이스에 해당한다면, 준비 시간은 충분한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 여유 시간은 확보되어있는지를 보다 냉정하고 현실적으로 인지해야 한다. 스릴 을 즐기는 자신은 괜찮을지 몰라도 팀원들이나 협력자들은 불편함을 겪을 수 있으니 다소 엄격하게 스스로를 진단할 필요가 있다.

셋째, 의존적, 회피성 성향으로 일을 미루기도 한다. 책임으로부터 회피하고 싶은 욕구가 있어 일에 깊게 관여하고 싶지 않을 경우, 혹은 내가 이 일을 완수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미루게 된다. 이 케이스의 사람들은 ‘지금 하기 싫으니까 나중에 생각하자’와 같이 의도적으로 미룬다기보다는 ▲다른 일들이 너무 바빠서 하지 못했다 ▲나 혼자서는 결정할 수 없는 사안들이어서 일단 보류해뒀다 ▲실질적인 책임자는 내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등의 이유를 들며 미룬다.

넷째, 우울, 무기력감을 느끼면 일을 미루게 된다. 자신의 의지와는 별개로 우울한 감정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일상적으로 무기력감을 느끼고 있다면 집중력 및 주의력, 단기기억력이 저하된다. 이 경우에 해당한다면, 단순히 업무와 할 일만 미루게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일상적인 일도 적극적으로 하기 어려울 것이다. 가능하다면 멀티태스킹을 멈추고 한 가지 일에만 차분하게 처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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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을 미루지 않으려면

습관적으로 일을 미루고 있다면 일을 미루는 나의 행동 연결고리를 수정해야 한다. 일을 미루고 싶을 때 사람마다 ‘딴짓’으로 새게 되는 포인트가 있다. 예를 들어 업무와 크게 관련 없는 인터넷 창을 이것저것 돌아가며 열어보다 일을 미루게 되고, 또 세련된 템플릿을 만들다가 정작 내용은 생각도 못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방해되는 결정적인 행동이 무엇인지 찾아서 그 연결고리를 끊고 일에 도움이 되는 대안 행동으로 바꿔보자.

또, 해야 할 일을 세부적, 단계적으로 나누고, 업무 시간도 25분 일하고 5분 쉬는 것으로 쪼개보자. 너무 집중이 어려운 날에는 단순한 업무부터 시작하고, 뭐라도 하는 것에 의의를 두며 해보는 것이다. 하다 보면 또 몰입할 수 있는 자신을 잘 알지 않는가. 일하기에 ‘완벽한 조건’은 없다. 더불어, ‘내가 마음만 먹으면 한다’는 환상을 버리자. 전제조건을 자꾸 찾지 말고 뭐라도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은 원래 일을 미루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다. 어제의 내가 일을 미뤘다고 계속해서 자책하지 말자. 지금의 내가 한 글자라도 쓰고, 행동 하나부터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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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해야 할 일을 세부적, 단계적으로 나누고, 업무 시간도 25분 일하고 5분 쉬는 것으로 쪼개보자. 너무 집중이 어려운 날에는 단순한 업무부터 시작하고, 뭐라도 하는 것에 의의를 두며 해보는 것이다. 하다 보면 또 몰입할 수 있는 자신을 잘 알지 않는가. 일하기에 ‘완벽한 조건’은 없다. 더불어, ‘내가 마음만 먹으면 한다’는 환상을 버리자. 전제조건을 자꾸 찾지 말고 뭐라도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은 원래 일을 미루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다. 어제의 내가 일을 미뤘다고 계속해서 자책하지 말자. 지금의 내가 한 글자라도 쓰고, 행동 하나부터 시작하면 된다.

Profile

최은영 임상심리전문가/ 정신보건임상심리사
기업과 사람의 정신건강을 위해 마음으로 다가가는 기업정신건강 힐링멘토. 연세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임상심리학을 공부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임상심리레지던트 과정을 마치고 그 직후에는 심리진단, 평가 영역에서 경력을 쌓았다.
기업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업무뿐 아니라 다양한 심리적 문제들로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주로 기업 내 심리상담 및 심리치료 현장에서 발로 뛰어왔다. 다수 대기업, 공공기관, 외국계 기업에서 상담, 위기 개입, 교육을 진행했고, 근로자를 위한 정신건강 관련 글을썼다.
현재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전임상담사로, ‘CIM Care Program’에 참 여해 삼정KPMG 구성원들의 스트레스 관리 및 마음 치유를 위한 상담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