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초월한 세계, 메타버스 시대가 온다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면서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도 '오징어 게임'의 흥행 호재를 누리고 있다. 월간활성사용자(MAU)가 1.5억 명에 달하는 로블록스에서 ‘오징어 게임(Squid Game)’을 검색하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같이 영화에서 나온 게임을 가상에 그대로 재현해 놓은 수백 개의 월드가 검색되기도 한다. 가장 인기가 높은 방의 누적 방문자 수는 4,000만 명에 달한다. 이번 호에서는 오늘날 부상하는 메타버스의 실체가 무엇인지, 기업들은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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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앞당겨진 메타버스 시대

코로나19로 원격근무, 원격수업 등 비대면 문화는 우리의 일상이 됐다. 온라인이 주는 이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어 오프라인에서 얼굴을 맞대고 다시 소통하기를 희망한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했더라도 실제로 만나 대화했을 때 주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메타버스는 가상 세계에서의 활동을 한 층 더 현실적으로 만들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초월이라는 뜻의 메타(Meta)와 세계라는 뜻의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인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가 융합되어 상호작용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비영리 기술 단체 ASF에서는 메타버스를 크게 증강현실(A R), 라이프 로깅(Lifelogging), 거울세계(Mirror Worlds), 가상세계(Virtual Worlds)로 구분하는 가운데, 각 유형의 경계는 점차 흐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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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넥스트 빅씽 될까?

메타버스가 올해 들어 급부상한 키워드인 만큼 이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기업이 만들어 낸 마케팅 용어라는 비판도 있으며, 반짝하다 거품이 꺼질 것이라는 우려 또한 존재한다.

하지만 오늘날 메타버스를 둘러싼 업계의 변화를 들여다보면, 메타버스는 PC와 인터넷, 스마트폰을 잇는 넥스트 빅 씽(Next Big Thing)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시장의 기회를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찾아내는 기업의 움직임에서 엿볼 수 있다.

오늘날 미국의 로블록스, 네이버제트의 제페토 등 메타버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다수는 MZ세대이며, 기업은 미래의 핵심 소비층이 될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메타버스에 적극 투자 중이다. 오큘러스(Oculus)를 2014년 인수한 페이스북은 메타버스 사업을 키우기 위해 유럽에서 1만 명의 메타버스 전문가를 채용하고, 17년간 사용한 페이스북 사명까지도 변경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게임 업계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제조, 건설 업계에서도 메타버스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처럼 메타버스 관련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선점하고자 하는 기업이 늘어난다는 것은 이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메타버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로 CPND(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디바이스) 측면에서의 발전 또한 꼽을 수 있다. 공고한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내에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순환되어야 한다. 오늘날 로블록스가 주목받는 이유도 플랫폼 자체 때문만이 아니라, 로블록스 플랫폼 안의 개발자들이 만들어 낸 5,000만 개의 월드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VR·AR(가상·증강현실)을 위한 HMD(Head-Mounted Display), 5G, 인공지능, 클라우드, 반도체 칩까지 메타버스 안에서의 경험을 한층 더 현실적으로 만들기 위한 기술의 발전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메타버스 시대, 기업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메타버스라고 해서 대단히 새롭거나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메타버스에 발을 딛는 기업은 우선 메타버스에 대한 기업 고유의 관점을 정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정 기업에게 메타버스는 현실의 자아를 반영한 아바타가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기업에게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과 같이 현실과 가상이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공간이 될 수도 있다. 기업의 자사의 사업 모델에 적합한 메타버스 형태가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이 동반되어야 한다.

메타버스가 기존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제공되어 온 서비스와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 고객이 기업의 상품을 접하는 순간부터 구매하기까지 전체 여정을 고객 경험(CX) 관점에서 분석해 보고, 시·공간 제약이 없는 메타버스를 활용할 경우 고객의 어떤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해소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 이후 기업이 보유한 자원을 활용해 자체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해 나갈지, 혹은 지배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에 합류해 사업을 확장할지에 대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메타버스가 앞으로 업계의 경쟁 구도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시장 질서를 재편할지에 대해서는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오늘날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메타버스 관련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의 출현은 분명 기존 사업자에게 영향을 줄 것이고, 이에 대비하지 못한 기업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다. 국내 기업이 선제적으로 메타버스 시대에 대비해, 현실을 초월한 세계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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