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다가온 탄소국경세, 전화위복을 기대하려면?
EU 집행위원회는 2021년 7월 14일, 2030년 탄소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이상 감축시키는 방안을 담은 정책 패키지인 ‘Fit for 55’를 발표했다. 해당 패키지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탄소국경세(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이하 CBAM)도 포함되면서 각국은 CBAM으로 인한 영향을 예측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CBAM의 주요 내용에 대해 알아보고 국내 경제와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살펴본다.
market

탄소국경세는 어떻게 적용되나?

CBAM이란, EU 역내에 물품을 수출 시, 수출국의 탄소 비용을 고려하여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이다. CBAM은 원칙적으로 EU에 포함되지 않은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적용된다. 단, EU ETS(탄소배출권거래제) 제도가 연계 가능한 지역이나 자체적으로 ETS를 도입하고 있는 스위스 등은 제외다.

CBAM은 2 023년 1월 1일부터 발효되나 2025년까지 과세 의무는 없고 탄소 배출량 및 해외에서 지불된 탄소가격 등에 대한 정보의 분기별 보고만을 의무로 한다. 발효 시점에는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비료, 전력 산업에 우선 적용되며 2026년 이후 EU ETS 제도에서 무상할당이 제외되는 업종을 대상으로 확대된다.

CBAM은 EU 역내 수입업자가 CBAM 적용 품목을 수입 시 탄소 배출량만큼의 CBAM 인증서(탄소 배출량 1톤당 인증서 1개)를 구매해야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때 원산지 국가에서 탄소 비용을 이미 지불한 경우, 수입업체는 수출업체로부터 탄소 비용 지출에 대한 증명서를 받아 그에 상응하는 금액을 감면 요청할 수 있다. 만약 수출업체에서 탄소 배출량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신뢰성 있는 정보가 아닐 경우, 상품군별 기준치(EU 벤치마크)를 적용하게 된다. CBAM 법안은 향후 입법 과정 및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당초 공개된 내용대로 입법 과정을 모두 통과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된다.

market

국내 경제 & 산업에 미칠 영향은?

한국은행이 올해 7월에 발표한 보고서 ‘주요국 기후변화 대응 정책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EU CBAM 부과로 인해 한국의 EU향 수출은 연간 0.5%(약 32억 달러, 한화 3조 6608억 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은 EU 수입 제품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에 대해 톤당 50달러의 관세를 부과하는 상황을 전제로 했다. 산업별 영향을 살펴보면, 국내의 경우 철강을 제외하고 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국내 철강기업이 유럽에 수출 시 추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철강을 가공한 금속제품은 연간 1억 3,500만 달러(약 1,539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세율로 따지면 2.7%의 추가 관세가 부과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추가 비용은 분석에 사용된 가정(탄소 직간접 배출량 모두 포함, 탄소 가격 톤당 30유로, 수출품 탄소 함유량 376만 톤)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탄소 중립 기조 및 탄소배출권의 최근 증가 추세로 볼 때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더 높다.

market

위기 상황에서 중지(衆志)를 모아야

CBAM으로 인한 타격이 엄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위기의 상황을 우리에게 보다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국내 산업 중 CBAM의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철강산업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국내 탄소 배출권 거래 시장을 활용해 EU CBAM을 감면 받고 중장기적으로는 수소 환원제철 등 친환경 공정을 개발할 수 있도록 민관이 협력해야 한다.

정부는 국내 탄소배출권 거래 제도의 비교 우위를 EU와 원활히 커뮤니케이션함과 동시에 국내 탄소배출권 거래 제도를 국제기준과 호환, 통용되도록 정비해야 한다. 또한 기업은 탄소 배출 함량을 입증하기 위한 데이터 수집 및 관리 체계를 고도화해야 한다.

더 나아가 2026년 이후 CBAM 본격 시행에 대비하여 기업 자체만이 아닌 전 공급망까지 범위를 확대하여 탄소를 저감할 수 있는 경영 전략 수립도 필요하다. 민관 협력을 토대로 위기의 상황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바꾸고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 재편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를 기대한다.

CONTACT US

SCG 통상팀 • 박원 상무 (E-mail. wpark@kr.kpmg.com)
경제연구원 • 김나래 수석연구원 (E-mail. nkim15@kr.kpm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