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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선택은 나의 몫! ‘어떻게 살 것인가?’ 선택은 나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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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역에서 택시를 탔다. “00호텔 갑니다.” 기사분이 대답이 없다. 혹시 못 들었나 해서 다시 한번 이야기를 했다. “해운대 있는 00호텔 갑니다.” 그래도 대답이 없다. 잠시 후 고개를 천천히 돌려 뒤를 돌아보는 것이 아닌가? 그 표정은 짐작이 가시리라. 그러고는 차가 출발을 한다. 가는 걸 보니 듣긴 들었나 보다. “네”라는 한마디가 귀찮은 거다. 이해는 간다. 하루에도 수십 명, 때로는 진상도 만나지 않겠는가? 엄청난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때로는 식사도 제대로 못 하고 짜증이 날 만도 하다. 그래도 저렇게 살고 싶을까, 그런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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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명의 생각나는 기사분이 있다. 지금만큼 힘들었던 시절, 바로 IMF 때다. 새벽 다섯 시 택시를 탔다. 젊은 기사가 반갑게 맞아준다. “선생님, 어디로 모실까요?” “00병원 갑니다.” “의사 선생님이세요? 좋으시겠어요. 저도 요즘 행복하답니다.” 이건 또 무슨 헛소리? 요즘 같은 힘든 시기에 택시를 몰면서 행복하다고? 별 이상한 양반 다 있네, 이런 생각이 든다. “남들은 요즘 실직 걱정하는데 저는 택시를 오래 해서 아무 걱정이 없어요. 어제 제가 지방을 갔는데 27만 원을 벌었지 뭡니까?”

묻지도 않는데 주절주절 이야기가 길다. 사실 속으로 좀 짜증이 났다. 내가 새벽 일찍 택시를 탄 건 빨리 병원 가서 글을 마감해야 해서다. 머릿속이 복잡한데 자꾸 말을 붙이니 좀 귀찮다. 그래서 건성건성 대답을 했다. 병원에 도착하니 요금은 6천 9백 원. 7천 원을 주고 얼른 도망가는데 어두운 새벽 뒤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선생님, 왜 그냥 가세요?” 이건 또 무슨 소리? 분명 7천 원을 주고 내렸는데. 뒤를 돌아보니 그 기사분이 택시를 세워 놓고 나를 쫓아오는 것이 아닌가?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온다. 그리곤 내 손을 잡으며 뭔가를 쥐여주는 것이다. 멍한 표정으로 보니 2백 원이다. 뭐지, 한참을 바라보고 있으니 씩 웃는다.

“선생님, 이렇게 일찍 오셨으니 커피 한잔하셔야지요. 오늘 힘내시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 같았다. 의사라는 사람이 뒤에 앉아 인상 팍팍 쓰고 있는 모습, 물어도 대답도 신통치 않고. 그냥 갈려고 생각하니 좀 마음이 무거웠나 보다. 그리고 내 손에 쥐여 준 2백 원. 어떻게 저렇게 살 수가 있지? 분명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이 분명한데. 지치고 힘들 때 그가 나의 손에 쥐여 주었던 2백 원을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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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방마다 천장에 ‘30초 감사’라는 글씨가 붙어 있다. 어떤 일을 계기로 감사의 훈련을 시작했다. 자리에 누우면 보이니 잊을 일도 없다. 짧은 시간도 좋다. 한번 시도해 보시라. 한 달이면 표정이 바뀔지도 모른다. 일 년이면 인생이 바뀔지도 모른다.

요즘 같은 힘든 시기에 감사는 무슨 배부른 소리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이해는 간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인생이 달라진다. 불안도 감사할 일이다. 불안하지 않으면, 공포가 없다면, 두려움이 없어진다면 준비성도 없어지고 사고의 위험성도 높아진다. 극단적인 말이지만 통증도 감사할 일이다. 통각이 없다면 뜨거움도, 아픔도 피할 수 없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상상해 보시라.

똑같은 돈을 벌며, 똑같은 보상을 받으며 정반대의 표정으로 사는 두 명의 택시 기사. 세상을 원망하며, 환경을 탓하며 짜증 부리며 살 것인가, 주어진 현실을 유연하게 수용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살 것인가? 그 선택은 우리에게 달린 것이 아닐까?

Profile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영철 교수
사람과 기업의 풍요롭고 윤택한 삶을 위해 노력하는 행복 설계자이자 힐링 멘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경북대 의대를 졸업한 뒤 고려대 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네소타대학에서 연구조교수로 중독 문제에 대해 연수했다.

현재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교수로 근무 중이며 2013년 개설된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소장을 겸하고 있다. 한국중독정신의학회 이사장, 대한불안의학회 회장, 대한우울조울병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학술 및 다양한 공익활동의 공로로 보건복지부 장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국민권익위원장 표창을 받았다.

KBS <아침마당>의 ‘수요가족탐구’ 패널로 수년간 활 동했고, 최근 저서로는 <그냥 살자>(2019), <어쩌다 도박>(2020)이 있다.

수많은 기업에서 행복, 스트레스 관리, 소통, 공감, 좋은 부모, 리더십 등에 대해 강연해오며, 기업 정신 건강 향상을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삼정KPMG 구성원들의 마음 건강 유지를 위한 ‘CIM(心) Care Program’에 참여하며, 삼정KPMG 구성원들의 스트레스 관리 및 마음 치유를 위한 강연을 진행한 바 있다. 삼정KPMG는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를 통해 구성원들의 마음 건강 진단 및 개별 상담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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