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Share with your friends
care

적당한 음주는 득! 과음하면 어떤 문제가?

적당한 음주는 득! 과음하면 어떤 문제가?

mind

술은 인간의 뇌를 흥분시킬까, 억제시킬까? ‘에이, 당연히 흥분시키지, 술 마시면 개가 되는데.’ 이렇게 대답하지 않을까? 놀랍게도 정답은 아니다. 술은 인간의 뇌를 억제시킨다. 물론 약간의 술은 긴장을 줄이고 기분을 좋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일정한 농도가 되는 순간 뇌에는 억제제로 작용한다.

길을 가다가 이상한 인간을 만났는데 기분이 매우 나쁘고 짜증이 난다. 한 대 때리면 좋겠지만 당연히 참는다. 뇌에는 ‘때리면 안 돼, 큰일 난다’ 이렇게 나의 행동을 억제하고 조절하는 센터가 있는데 바로 전두엽이다.

만약 술이 떡이 된 상태에서 그런 사람을 만났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그냥 주먹이 나가버린다. 술이 뇌의 억제 센터를 억제해서 생기는 현상, 바로 탈억제 행동이다. 평소에 많이 억눌러 놓은 사람일수록 억제가 풀리면 평소와 전혀 다른 이상한 행동을 하게 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술 마시고 정신을 차리지 뭐’, 이건 애초에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술을 마시고 통제력이 풀려서 문제가 되는 사람들, 이 경우는 금주가 정답이다. 개는 인간이 될 수 없지만 인간은 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면 된다.

mind

술 마시고 소위 필름이 자주 끊어지는 사람들도 있다. 무슨 훈장처럼 자랑하지만 큰일 날 소리, 요주의 상태다. 뇌에는 해마라고 해서 기억을 담당하는 부위가 있는데 이 부위가 술로 인해서 마비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물론 사고의 가능성도 높고, 또 지속적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면 뇌가 점차로 기능을 잃고 있다는 증거다. 심한 경우 알코올성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지니 자랑할 일이 아니다.

‘가끔 술 안 마시면 잠이 안 와’, 이런 분들도 있다. 이 정도가 되면 술에 문제가 좀 있는 분들이다. 술 마시면 푹 잘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하기도 한다. 사실일까? 천만의 말씀. 술이 긴장을 줄여주니까 얼른 잠이 드는 것처럼 느껴질 수가 있지만 불행하게도 깊은 잠을 못 자게 한다. 술이 깊은 서파 수면을 박탈시키니 1~2단계에서만 왔다 갔다 한다. 자긴 하는데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더구나 4시간 정도 되면 술기운이 떨어지고 새벽에 자주 깨어나게 된다. 당연히 낮에 졸리지, 낮에 꼬박꼬박 졸았으니 밤에 잠이 올 리가 없다. 그럼 다시 또 술 마시는 수밖에, 그야말로 악순환이다.

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혼자 마시는 사람들이다. 심심해서, 재미가 없어서, 고민이 많 아서, 잠이 안 와서, 불안해서, 우울해서, 온갖 이유를 대면서 혼자 집에서 술을 달고 사는 사람들, 이건 알코올 중독의 가능성을 상당히 높여준다.

mind

술 마시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동료나 친구들과 만나서 적당히 마시는 술은 긍정적인 면도 있다. 긴장도 줄이고 인간관계를 더 친밀하게 하는 윤활유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술에 좀 문제가 있다. 술 마시면 통제력이 풀린다. 필름이 끊어진다 이런 분들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겠다.

그러면 스스로 할 수 있는 건 없을까?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새해가 되면 늘 금주를 결심하지만 대부분 실패다. 왜? 술 안 마시는 게 뭐가 중요한가? 술 안 마시고 뭘 하느냐가 중요한 거다. 술을 안 마시고 집에 왔는데. 맹송 맹송, 재미도 없어요, TV만 보는 데 짜증만나요, 다음 날 저녁 어디에 있겠는가? 물어볼 필요도 없다. 술 마실 시간에 중요한 일을 만드는 게 우선이다. ‘우리동네 예체능’이라는 TV 프로그램이 있었다. 운동 동호회 사람들이 나오는데 탁구, 테니스, 볼링, 진짜 다양하게 나온다. 가만히 보면 다 중독자들이다. 건강한 중독자. 중독은 중독으로 치료하라는 말이 있다. 술이든 어디든 빠진다는 말은 좋게 말하면 에너지가 있다는 뜻, 문제는 에너지의 방향이다. 나에게 도움이 되느냐, 혹은 문제가 되느냐에 따라 진짜 중독이 될 수도 있고 건강한 중독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하루가 멀다고 폭음하는 분들, 저녁만 되면 술 생각이 나는 분들, 안 마시면 왠지 찝찝하고 기분이 안 좋은 분들, 혹, 내 생활이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닌가, 한번 돌아보시라. 술 줄이고도, 술 없이도 재미있고 행복한 일상이 된다면 누가 술에만 빠져 살겠는가? 자신의 음주 습관을 한번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

Profile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영철 교수
사람과 기업의 풍요롭고 윤택한 삶을 위해 노력하는 행복 설계자이자 힐링 멘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경북대 의대를 졸업한 뒤 고려대 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네소타대학에서 연구조교수로 중독 문제에 대해 연수했다.

현재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교수로 근무 중이며 2013년 개설된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소장을 겸하고 있다. 한국중독정신의학회 이사장, 대한불안의학회 회장, 대한우울조울병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학술 및 다양한 공익활동의 공로로 보건복지부 장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국민권익위원장 표창을 받았다.

KBS <아침마당>의 ‘수요가족탐구’ 패널로 수년간 활 동했고, 최근 저서로는 <그냥 살자>(2019), <어쩌다 도박>(2020)이 있다.

수많은 기업에서 행복, 스트레스 관리, 소통, 공감, 좋은 부모, 리더십 등에 대해 강연해오며, 기업 정신 건강 향상을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삼정KPMG 구성원들의 마음 건강 유지를 위한 ‘CIM(心) Care Program’에 참여하며, 삼정KPMG 구성원들의 스트레스 관리 및 마음 치유를 위한 강연을 진행한 바 있다. 삼정KPMG는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를 통해 구성원들의 마음 건강 진단 및 개별 상담도 진행 중이다.

Connect with 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