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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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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사는 나에게 달려 있다. 이런 말을 하면 짜증을 부리는 사람들이 많다. ‘세상이 바뀌고, 회사가 바뀌고, 상사가 바뀌어야지, 내가 무슨 문제가 있다고 내가 바뀌어야 돼?’ 물론 맞는 말이다. 세상을 바꾸고, 회사를 바꾸고, 상사를 바꿀 수 있다면 그리하시라. 안타깝지만 이건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 법이다. 그러니 세상을 바꾸는 노력과 함께 우선 내가 바뀌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여기서 내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는 내가 바뀌는 게 훨씬 쉽기 때문이다. 많은 분들과 상담하다 보면 정말로 답답할 때가 있다. 이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절대적으로 환경의 문제인 경우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환경을 바꿀 수 없고, 앞으로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면 별 대책이 없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다.

대부분의 경우, 스트레스를 받아 힘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힘들어져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아서 우울한 것도 많지만 우울해지니 더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편안할 때는 충분히 넘길 수 있는 작은 자극도 힘들 때는 전부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평소 같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작은 일들이 내가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전부 엄청난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내가 바뀐다고 환경이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환경을 대하는 태도나 생각은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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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초반의 주부가 진료실을 찾았다. 기분은 우울하고 짜증만 난다는데 들어보니 갱년기가 시작되는 것 같다.

‘선생님 남편이 미워 죽겠어요. 가까이 오기만 해도 짜증이 나요. 옆에 다가오면 쌕쌕거리는 숨소리가…아휴 정말이지…밥을 먹을 때는 또 왜 그런지, 쩝쩝거리는 소리 하고는… 나는 잠도 못 자고 괴로워 죽겠는데 코를 골면 자는 걸 보면 한 대 때려주고 싶은 충동이 들어요.’

세상에 남편이 그렇게 싫을까, 의사 입장에서도 참 답답한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갱년기 우울증의 가능성이 있으니 약도 먹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고 처방도 주고 돌려보냈다. 몇 달쯤 지나고 만났는데 표정이 밝고 환하다.

‘이혼했어요?’ 농담을 툭 던졌더니 웃는다.

‘표정이 많이 밝아졌네요. 지난번에 남편 때문에 힘들다고 하셨는데, 요즘은 좀 잘해줘요?’

‘아니요, 그 인간이 바뀌겠어요? 여전해요.’

도대체 뭐가 바뀐 것일까? 물론 짐작하다시피 본인이다. 내가 짜증 나고 우울하고 힘들 때는 그렇게 싫었는데, 내 기분이 좀 나아지니 남편도 좀 나아져 보인단다. 정답이다. 평소에는 충분히 넘어갈 작은 자극도 우울하고 불안하면 전부 큰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내 기분이 나아지면 일단 상황을 해석하는 방식에 차이가 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자신이 원하는 대로 환경이 바뀐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그러나 그런 기대는 더 큰 실망을 가져다 오는 경우가 많다. 우선은 내가 바뀌는 게 더 쉽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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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를 하다 보면 많은 환자분들이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스트레스를 받아 힘들다고.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하고 힘들어요.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생각을 한번 뒤집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혹시 내가 너무 힘들어서 모든 게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건 아닐까요? 평소에는 충분히 웃고 넘길 일도 우울해지면 전부 스트레스가 되거든요. 그러니 일단은 내가 좀 마음이 편안해지도록 노력하고 치료를 받아 보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뒤집어 생각해보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 번쯤은 힘든 상황에서 이런 생각을 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때가 있다.

Profile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영철 교수
사람과 기업의 풍요롭고 윤택한 삶을 위해 노력하는 행복 설계자이자 힐링 멘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경북대 의대를 졸업한 뒤 고려대 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네소타대학에서 연구조교수로 중독 문제에 대해 연수했다.

현재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교수로 근무 중이며 2013년 개설된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소장을 겸하고 있다. 한국중독정신의학회 이사장, 대한불안의학회 회장, 대한우울조울병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학술 및 다양한 공익활동의 공로로 보건복지부 장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국민권익위원장 표창을 받았다.

KBS <아침마당>의 ‘수요가족탐구’ 패널로 수년간 활 동했고, 최근 저서로는 <그냥 살자>(2019), <어쩌다 도박>(2020)이 있다.

수많은 기업에서 행복, 스트레스 관리, 소통, 공감, 좋은 부모, 리더십 등에 대해 강연해오며, 기업 정신 건강 향상을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삼정KPMG 구성원들의 마음 건강 유지를 위한 ‘CIM(心) Care Program’에 참여하며, 삼정KPMG 구성원들의 스트레스 관리 및 마음 치유를 위한 강연을 진행한 바 있다. 삼정KPMG는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를 통해 구성원들의 마음 건강 진단 및 개별 상담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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