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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인생’, 상대방에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한다면

‘새로운 인생’, 상대방에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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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ww.monaissance.com

고전 살펴보기 - ‘새로운 인생’ (단테 알리기에리 作)

이탈리아 피렌체 5월의 어느 봄날, 아홉 살 단테는 아버지 손에 이끌려 참석한 파티에서 자신보다 한 살 어린 베아트리체를 만나 첫눈에 반한다.

“그녀는 고귀하고 은은한 주홍빛 드레스를 입고 소녀다운 장식과 허리띠를 하고 있었다. 그 순간! 내 심장의 은밀한 방 안에 살고 있던 생명의 기운이 어찌나 심하게 요동치는지 가장 미세한 혈관마저 떨리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9년 뒤 피렌체를 가로지르는 아르노 강가의 다리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두 사람. 베아트리체가 단테를 향해 상냥한 인사를 건네자 단테는 그만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만다. 9년 만의 짤막한 해후를 이토록 허망하게 보낸 뒤 사랑의 열병을 앓는 단테. 그를 염려한 친구들이 이유를 캐묻자 단테는 다른 여성을 가리개 삼아 자신의 사랑을 위장한다. 그러자 그 염문이 온 도시에 퍼지고 이 소문을 들은 베아드리체는 단테를 외면하게 된다.

결국 단테는 그녀에게 진심을 전하지 못하고 그녀를 떠나보내야 했다. 두 사람 모두 당시 관습에 따라 부모가 정해 준 상대와 결혼해야 했기 때문이다. 단테도 아버지의 명령에 따라 유력자의 딸 젬마 도나니크와 결혼하지만 베아트리체를 잊지 못한다. 하지만 단테의 간절한 사랑은 결국 한낱 모래성이 되어 흩어지고 만다. 1290년 6월 그의 첫사랑 베아트리체가 스물네 살의 꽃다운 나이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 후 10년이란 세월을 방황하며 괴로워하던 단테는 결국 절망과 고뇌를 초월하여 자신이 사랑하는 여성의 미덕만을 노래하기로 결심한다.

“그녀는 덕으로 감싸 있어 그 누구도 감히 헐뜯지 못하고, 함께 있는 다른 여성들조차 사랑과 믿음으로 덩달아 빛이 나도다.”

그리하여 단테는 베아트리체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녀에게 바친 서정시들을 모은 책 ‘새로운 인생’을 출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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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ww.monaissance.com

고전 속 의미 찾기

단테가 젊은 시절에 집필한 ‘새로운 인생’(1295)은 특유의 청신체*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사랑이 불러일으키는 기쁨과 슬픔에 집중하여 인간의 감정을 거룩한 영역까지 끌어올린다. 이 작품은 “여기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도다(Incipit vita nova.).”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단테는 베아트리체에게 바치는 자신의 마음을 왜 새로운 인생이라고 표현했을까?

베아트리체라는 여인을 만나고,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게 된 순간부터 단테는 자신의 가슴 속 외로움, 그리움, 슬픔, 아픔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힘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그 전까지의 삶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또한 ‘새로운 인생’에서 표현한 사랑의 감정은 기독교 신앙의 엄격한 규율을 따르던 중세 질서에 작은 균열을 일으킨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을 이해하는 움직임이 태동하였다. 신에게 다가가려는 인간에서 벗어나, 인간을 인간 그 자체로 바라보게 되는 인본주의, 르네상스의 시작이다.

단테에게 삶의 의미이자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 되었던 베아트리체. 그녀는 단테의 인생에 있어 새로운 출발점이 되었을 뿐 아니라 르네상스라는 커다란 문을 여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 청신체: 인간 내면의 감정을 달콤하고 섬세하게 표현하는 문체로,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신호탄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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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ww.monaissance.com

경영 인사이트

평화로웠던 단테의 마음은 베아트리체를 만난 후 그녀의 눈짓 한 번에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사랑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이 현실을 천국으로 만들 수도 있고 지옥으로 만들 수도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단테의 이 깨달음은 경영자들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고 있을까?

고대 페르시아의 건국자 키루스 대왕의 일대기를 담은 책 ‘키루스의 교육’에서 아버지는 어린 키루스에게 이렇게 가르친다.

“친구에게 사랑받기를 원한다면 그들에게 은혜를 베풀어라. 그러나 네가 원한다고 해서 항상 남들에게 은혜를 베풀 수는 없다 … 대신 너는 그들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그들과 함께 기뻐하고, 나쁜 일이 생기면 그들과 함께 슬퍼해라. 그들이 고통받고 있으면 도우려고 노력하고, 그들에게 안 좋은 일이 닥치지는 않을지 항상 염려해야 하며, 실제로 닥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너는 그들과 동행해야 한다.”

키루스 아버지의 가르침과 단테의 깨달음은 다르지 않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의 감정을 쥐고 흔드는 것처럼, 나의 작은 말과 행동은 다른 사람의 가슴속에 천국과 같은 기쁨을 주기도 하고 지옥 같은 괴로움을 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감정에 천착하는 법을 아느냐이다. 

리더는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잘 알고, 그것을 베풀 때 찬사를 받는다. 그러나 원하는 것을 비록 들어줄 수 없을 때에도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진심을 다해 함께 동행하려고 한다면 찬사를 넘어 존경받게 될 것이다. 단테가 사람의 감정을 알고 나서 새로운 인생을 연 것처럼 리더가 상대방의 감정을 알게 되면 비즈니스에도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지 않을까?

Profile

강신장 모네상스 대표이사
삼성경제연구소 시절, CEO 커뮤니티 ‘SERI CEO’를 탄생시켜 경영계는 물론 대한민국에 인문학 열풍을 불러일으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14년 2월, ‘지식 리미디에이션(Re-Mediation) 컴퍼니’ ㈜모네상스를 창업하여, 인류가 만든 가장 위대한 책 고전 500권을 5분 동영상으로 만드는 놀라운 도전을 감행했다. 그 결과물인 <고전5미닛>은 작품의 주요 내용과 핵심 메시지, 인사이트를 융합하여 ‘쉽고도 깊이 있게, 간편하고 즐겁게’ 고전과 닿는 길을 열었다. 이 서비스는 국내 주요 대기업을 통해 약 50만 명 이상에게 서비스되고 있으며, 카카오페이지와 www.monaissance.com 사이트를 통해 약 22만 명의 독자를 모으고 있다. 대표적인 저서로 ‘고전 결박을 풀다 1,2,3권’, ‘감성의 끝에 서라’. ‘오리진이 되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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