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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현대 사회의 인간을 어떤 존재로 바라봐야 하는가?

‘변신’, 현대 사회의 인간을 어떤 존재로 바라봐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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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ww.monaissance.com

고전 살펴보기 - ‘변신’ (프란츠 카프카 作)

평소보다 더 평범했던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깬 한 청년은 무수한 다리를 지닌 한 마리 징그러운 벌레로 변해있었다. 평범한 영업사원이자 파산한 아버지의 빚을 갚으며 가족을 부양하는 착한 가장 ‘그레고르 잠자’. “가족을 책임지는 든든한 우리 아들”, “용돈도 챙겨주는 고마운 우리 오빠” 그랬던 그가 갑자기 벌레로 변하다니···.

“엄마가 나를 알아볼까? 아, 출장! 7시 30분 열차를 놓치면 안 되는데···.” 가족에게 도움을 청해보지만 아무도 그의 목소리를 알아듣지 못한다. 간신히 침대에서 나와 자신이 그레고르임을 알렸으나 직장 동료는 도망치고 어머니는 놀라서 실신한다.

“난 벌레를 오빠로 간주할 수 없어요. 이 벌레가 오빠라는 생각을 떨쳐버려야 해요.” 직장 동료뿐 아니라 부모님, 여동생까지도 혐오스러운 벌레로 변한 그를 끝내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리고 어느 이른 아침, 아버지가 던진 사과에 맞은 그레고르는 상처가 덧나 쓸쓸한 죽음을 맞이한다. 그러자 비로소 가족들은 환한 식탁 앞에서 감사의 기도를 올리고, 아무런 일도 없었듯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나들이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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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ww.monaissance.com

고전 속 의미 찾기

‘변신’(1915)은 사람이 벌레로 변한다는, 다소 우스꽝스럽고 황당한 이야기이다. 카프카는 이 어이없는 사건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고 했을까? 20세기 초 격변기의 유럽, 과학의 발달과 산업화는 역사상 최고의 풍요를 선사했다. 사람들은 물질이 주는 편리와 혜택을 마음껏 누렸고, 그것에 중독되었다. 사랑이나 진심 같은 정신적 가치는 뒷전으로 밀리고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해 있었다.

벌레로 변하기 전의 그레고르는 가족 중 유일하게 돈을 버는 사람이었다. 가족들은 ‘생활비를 버는 그’를 사랑했다. 직장에서는 ‘기계처럼 일하는 그’가 필요했다. 모두가 안녕할 때만 사랑이 지속될 수 있는 슬픈 이해득실의 관계이다. 그러나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하자 그가 베풀었던 그간의 헌신과 노력은 어느새 물거품이 되어 잊혀진다. 쓸모를 다하면 버려지는 여느 물건과 다름없이, 그레고르의 가치도 끝난 것이다.

과연 그레고르의 삶이 남의 이야기일까? 부모로서, 자식으로서, 직장인으로서, 역할들을 끊임없이 완수하지만 정작 잊혀지는 개인. 그렇다면 주변의 수많은 그레고르들을 과연 나는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그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과 헌신을 당연하게 여긴 채,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하나의 도구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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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ww.monaissance.com

경영 인사이트

독일의 철학자 마르틴 부버의 책 ‘나와 너(Ich und Du)’에 따르면, 관계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는, 서로를 인격적으로 대하는 ‘나-너의 관계’이고, 두 번째는 상대를 수단처럼 이용하는 ‘나-그것의 관계’이다. 우리는 매일 이런 관계들 속에서 수많은 ‘너’를 만나고 수많은 ‘그것’을 사용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너’로 대해야 할 대상을 ‘그것’으로 대할 때 비극이 시작된다. 상사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직원을 편의대로 굴리고, 쓸모를 다하면 해고해 버리는 현상이 바로 그런 예이다. 직원이 하나의 인격체라는 점을 잊은 채 수단으로 이용했기 때문이다. ‘변신’ 속 그레고르의 가족들도 자신의 아들, 오빠를 하나의 인격체 ‘너’로 보지 않고, 돈 벌어오는 ‘그것’으로 보았던 것이 아닐까?

때로는 가족조차도 서로를 돈 벌어오는 도구로 바라보는 현대 사회.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목적인 회사에서는 돈 잘 버는 직원은 대우하고, 돈 못 버는 직원은 해고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시각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회사는 돈을 버는 조직이기 이전에, 사람들이 모인 조직이다. 인격적 관계가 깨진 조직은 오래가기 힘들고, 성장하기는 더 힘들다.

일본의 유명회사 이나식품공업은 한천과 한천가공식품을 제조하는 식품기업으로, 일본 내 시장점유율 80%, 세계 시장 점유율 15%, 48년 연속 성장이라는 대단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아주 특이한 점이 있다. 바로 회사 모토가 ‘직원 행복’이라는 점인데, 대표적인 경영 방침은 다음과 같다. 인건비는 최대한 많이 지급하고, 고용 불황의 시기에도 무조건 신입 사원을 채용한다. 그리고 회사 사정으로는 직원을 해고하지 않는다. 그 뿐 아니라 회사가 저성장을 할지라도 지역 사회,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추구하는 것에 더 중점을 둔다. 이윤극대화라는 주류 경영학의 개념과는 정반대지만, 돈키호테처럼 자신만의 철학을 따라 묵묵히 한 길을 가고 있다.

경영자는 직원들에게 돈 주는 기계 취급을 당하는 것 같아 서운할 때가 있고, 직원은 마찬가지로 회사의 도구가 된 기분이 들어 섭섭해질 때가 있을 것이다. 이럴 때 우리가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먼저 상대를 인격적으로 대하는 일 아닐까? 상호존중의 관계를 위해 조금 더 노력하면, 한층 더 따뜻한 새해가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신년을 맞이해서,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곁에서 보이지 않는 노력과 헌신을 해 준 소중한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한마디를 건네 보는 것은 어떨까?

Profile

강신장 모네상스 대표이사
삼성경제연구소 시절, CEO 커뮤니티 ‘SERI CEO’를 탄생시켜 경영계는 물론 대한민국에 인문학 열풍을 불러일으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14년 2월, ‘지식 리미디에이션(Re-Mediation) 컴퍼니’ ㈜모네상스를 창업하여, 인류가 만든 가장 위대한 책 고전 500권을 5분 동영상으로 만드는 놀라운 도전을 감행했다. 그 결과물인 <고전5미닛>은 작품의 주요 내용과 핵심 메시지, 인사이트를 융합하여 ‘쉽고도 깊이 있게, 간편하고 즐겁게’ 고전과 닿는 길을 열었다. 이 서비스는 국내 주요 대기업을 통해 약 50만 명 이상에게 서비스되고 있으며, 카카오페이지와 www.monaissance.com 사이트를 통해 약 22만 명의 독자를 모으고 있다. 대표적인 저서로 ‘고전 결박을 풀다 1,2,3권’, ‘감성의 끝에 서라’. ‘오리진이 되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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