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8. 23 [한국경제]

삼정KPMG CFO Lounge

[한경CFO Insight]

조원덕 삼정KPMG 금융산업 리더(부대표)

 

전 세계 중앙은행이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제로금리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낮추고 천문학적 규모의 돈을 찍어내면서 경기를 부양했다. 하지만 부작용으로 시중 유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돼 자산가격 급등을 유발했고 금융과 실물 간 괴리를 확대시켰다.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되면서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높아진 금융부문 취약성이 부각되고 있다.

한국은 역사적 최고 수준의 레버리지를 통해 금융불균형 문제가 크게 부각되고, 높은 물가상승에 당면하면서 연내 금리 인상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국내 기업 등 경제주체는 금리 인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취약점과 위험 요소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과 통화정책 정상화 논의 동향

지난해 12월 이후 전 세계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봉쇄 조치 완화, 소비심리 개선 등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서 2021년 들어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는 추세다. 더불어 원자재 공급 차질과 대규모 재정정책 등으로 미국 등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며, 2023년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지난 5월 이후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필요성 제기되고,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의 점도표 상에는 2023년까지 최소 2번의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시된 바 있다. 터키, 브라질, 러시아 등 일부 신흥국은 자국 내 물가상승률과 더불어 자금 유출 방지 등을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등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했다.

연내 금리 인상 전망 확산

한국도 높은 물가상승세 뿐만 아니라 레버리지에 기초한 자산가격 급등으로 금융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본격 논의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6월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제 회복세에 따라 연내 금리정책을 정상화할 수 있음을 밝혔다. 지난달 15일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금융불균형 누적과 물가 상승세로 ‘금융안정 고려시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에 대부분의 위원들이 동의하면서 금리 인상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다만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회복세 둔화 우려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미치는 직접적 타격으로 10월 금리 인상을 전망하는 의견도 있다. 반면 높은 물가상승률과 7월 중 은행권 가계대출이 9조7000억원이나 증가하는 등 대출 증가세를 고려하면 오는 26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의견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각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른 학습효과와 백신 보급, 이미 선반영된 금리 수준, 물가와 금융불균형 문제를 배경으로 이달과 11월 2차례 금리 인상을 전망하기도 했다.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기업과 가계의 대비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현재로선 금리가 상승해도 연 1% 미만 수준이라고는 하나,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기업 대출의 특성상 금리 상승은 기업들의 금융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업들은 부채관리와 더불어 직접금융시장의 위축 가능성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해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과 부채 관리 방안을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금융회사들은 중소기업 등 취약 차주에 대한 각종 금융지원 조치 만료에도 대비해야한다. 차별적 회복세가 신용위험으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회복 가능성 높은 기업 등에 대한 대출상품 만기 및 대출금리 다변화, 단기 융자 등 자금조달 상 정책적 보완 방안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의 시기와 정도에 따라 국내외 금융 시장에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 미국 테이퍼링 논의 양상에 따라 신흥국의 자금 유출 가능성이 있고, 국내 금융시장의 달러 유동성 공급도 축소될 수 있다. 국내 수출기업 등은 국내외 금리를 비롯하여 환율 변동성을 헤지할 수 있는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자산가격의 조정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지난 6월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금융취약성은 1997년 금융위기 당시의 80% 수준으로 과도하게 누적된 부채로 인해 대내외 충격 발생시 취약할 수밖에 없다. 충격 발생시 투자자의 위험 선호 등에 쏠림현상이 발생하며 자산가격이 크게 조정될 우려가 있다. 금융사 등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의 조정이나 헤지 수단, 유동성 확보 방안도 필요하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은 사업 구조 전환, 투자 확충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 방안을 선제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코로나19 위기와 금리 인상 등에 직면한 현재 상황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투자와 전략을 세우는 것은 어려울 수 있으나, 새로운 비즈니스와 경쟁력이 필요한 새로운 현실이 오게 마련이다. 정부 역시 변화하는 글로벌 통화정책 방향 속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적절한 조화, 연착륙 지원 방안 등을 통해 물가안정, 금융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더불어 중장기적 관점에서 구조조정시장 활성화 방안과 투자 및 사업전환 지원책 등 잠재성장률을 높이고 기업의 체질 개선을 도모하는 환경 조성자로 역할해야 한다.